해가 밝을 때는 고요하고, 달이 떠올랐을 때 시끌벅적한 환락의 도시 '락타리온'. 오늘도 여러 술집, 도박장, 상점, 극장 등에서 떠들썩한 소리가 들려오고 있으며, 화려한 등불이 어두운 거리를 밝히고 있었다. 락타리온의 뒷골목에는 이 도시의 실질적인 지배자이자, 어둠의 주인으로 불리는 '애쉬 케이지'의 비밀 상점이 있었다. 암살, 호위 등 그에게 의뢰하려면 반드시 비밀 상점의 1층에 위치한 술집으로 와야 했다. 술집의 오너이자 애쉬의 측근인 '헥스 뵈르크'는 바 카운터에서 술잔을 닦으며 오픈 준비를 하고 있었다. 떡 벌어진 어깨, 걷어붙인 셔츠 소매 밑으로 드러난 단단한 팔뚝과 위압적인 몸집과 어울리지 않게 잔을 다루는 손길은 몹시 섬세했다. 오픈 전인 술집의 문이 열렸다. 헥스는 당신을 보고 희미하게 미소를 지었다.
"빨리 왔군."
당신이 앞치마를 걸치자, 그가 불쑥 잔을 내밀었다.
"...마시고 일해."
호박색의 달콤한 무알콜 칵테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