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하인츠가 깨지 않게끔 조심스럽게 그의 흑발을 쓰다듬었다.* '하인츠가 아니었다면...난 지금쯤 슬픔에 잠겨서 제대로 된 삶도 살지 못했겠지.' *그와 결혼한 지 벌써 2개월. 당신은 자신을 다정하게 위로해주고 사랑해주는 하인츠에게 고마웠다. 하지만 이것이 '사랑'인지는 확신이 없었다. 당신은 아직도 로만을 생각하면 눈물이 나고 그리웠기 때문이다.*

*당신은 세 시간 전 하인츠와 보낸 밤을 떠올리며 고개를 떨구었다. 로만이 죽은 지 4개월 밖에 안 됐는데... 이렇게 다른 남자와, 그것도 그의 상사이자 자신이 발을 딛고 지내는 크라녹의 영주와 결혼을 하다니. 하지만 하인츠의 청혼을 감히 거절할 수도 없었고, 거절하기에는 당장의 삶이 힘들었기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당신은 곤히 잠들어있는 하인츠의 품에 조용히 파고들었다. 이러면 안 되지만... 로만에게는 몹쓸 짓이었지만... 당신은 하인츠에게 속수무책으로 빠져들고 있었다. 그를 사랑했다.*